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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지터 공간 준안정한 물질


우리는 팽창하는 우주를 시각화하기 위해 풍선 비유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드 지터 공간은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하는 풍선과 중요한 점이 하나 다릅니다. 풍선의 경우 팽창할수록 그 소재인 고무는 점점 더 강하게 잡아당겨지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얅아집니다. 결국 한계에 도달 하면 터지고 맙니다. 그러나 드 지터 공간을 이루는 소재는 절대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흡사 고무 분자가 계속 새로운 고무 분자들을 만들어서 팽창으로 생긴 빈자리를 채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고무 분자들이 스스로 를 복제해서 빈틈을 채우는 것을 상상해 봅시다.


물론 실제로 고무 분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간 자체가 빈틈 을 채우기 위해 재생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간이 자기 복제한다고 즉 각각의 작은 영역이 그 자손을 낳아서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합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지터 공간의 관찰자가 공간의 팽창과 함께 움직이면서 그 주위믈 돌아본다고 생각해 봅시다. 관찰자는 어떤 우주를 보게 될까? 당신은 그 관찰자가 시간에 따라 점점 더 커지며 변화하는 우주를 볼 것이라고 생 각할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관찰자는 주위의 공간이 허블의 법 칙에 따라 흘러서 멀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까운 것은 천천히 후퇴하며 멀리 있는 것들은 더 빨리 후퇴합니다. 어떤 거리에서는 공간의 흐름이 너무나 빠르게 혼러서 그 멀어지는 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아집니다. 더 먼 거리에서는 멀어지는 점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멀어집니다. 이러한 영역에 서는 공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서 관찰자에게 똑바로 빛을 쏜다고 해도 휩쓸려 가고 맙니다. 어떤 신호도 빛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없기에 이렇게 먼 영역과의 접촉은 완전히 단절되어 있습니다.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지 점, 즉 후퇴 속도가 광속과 같아지는 지점을 지평선(horizon), 또는 더 적 설한 용어로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한계이자 귀환 불가능한 귀환 불능점을 의미하는 우주론적 사건의 지평선 개념은 가속 팽창하는 우주의 가장 놀라 운 귀결 중 하나입니다. 지구의 지평선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절대로 공간 자체의 종점을 뜻하는 것이 아닐거예요. 그것은 단지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역 의 끝을 뜻하는 것입니다. 어떤 물체가 지평선을 통과하는 순간. 영원한 이별을 고합니다. 어떤 물체는 심지어 처음부터 지평선 너머에서 생겨났을 수 있습니다. 지평선 안의 관찰자는 절대로 그것들의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러한 물체가 영원히 우리의 인지 가능한 영역 밖에 존재한 다면. 우리가 상관할 필요조차 없는 것은 아닐까? 과학적인 이론에 지 평선 밖의 영역을 포함시켜야 할 이유가 있기는 한 것일까? 어떤 철학자 들은 그것들은 형이상학적인 개념들로서 천국. 지옥. 연옥 등과 마찬가 지로 과학 이론에서 다룰 필요가 없는 것들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 존재를 이론에 포함시키는 것은 그 이론에 반증 불가능한 요소를 집어 넣는, 따라서 비과학적인 요소를 집어넣는 일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 우주의 인간 원리적 미세 조정을 설명할 수 있 는. 광대하고 다양한 호주머니 우주들을 포함한 메가버스의 존재 같은 아이디어를 사용할 수 없게 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곧 다른 모든 호주머니 우주는 우리의 지평선 밖의 유령처럼 알 수 없는 우주에 존재합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호주머니 우주들 로 이루어진 메가버스라는 아이디어 말고는 인간 원리를 제대로 정식화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나의 관점은 다음 장에서 설명하겠지 만. 간단하게 말한다면 나는 이 모든 논의가 오류에 기초하고 있다고 확 신합니다. 양자 역학이 지배하는 우주에서 일견 궁극적이라고 생각되는 장애물들이란 그렇게 궁극적인 것이 아닐거예요. 지평선 너머에 있는 물체 들조차 원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흥미롭게도 우주 상수로 인해 가속 팽창하는 우주에서 사건의 지평 선까지의 거리는 절대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주 상수의 값으로 고 정되어 있습니다. 우주 상수가 크면 클수록 지평선까지의 거리는 가까워 집니다. 관찰자는 유한하고 변화하지 않는 지평선까지의 거리로 주어지는 반지름을 가진 영역에 살고 있는데. 지구의 지평선이 가까이 다가가려 고 해도 계속 멀어지는 것처럼. 드 지터 공간의 우주론적 지평선에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유한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지만. 그곳에 도달하면 그것은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드 지터 공간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면(드 지터 공간 밖에서 올 수 있다면) 우리는 시간에 따라서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하는 우주 전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준안정한 드 지터 공간


나는 이제 다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서 준안정한 물질이라는 주제 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문제의 물질이 급팽창합니다고 가정해 봅시다. 급팽창 하는 준안정한 물질을 머릿속에 그리기 위해 과냉각된 물로 차 있는 얕 고 무한히 넓은 호수를 상상해 봅시다. 공간의 자기 복제를 흉내 내기 위 해서. 호수의 바닥에 작은 파이프가 연결되어 과냉각된 물이 계속 공급 됩니다고 해 봅시다. 새로운 울이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호수의 물은 수평으 로 퍼집니다. 서로 멀어지는 두 물 분자 사이의 빈 공간을 새로운 울 분자가 들어와서 채웁니다. 만약 호수에 배가 떠 있다면. 서로 멀리 떨어져서 접 촉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호수는 바로 드 지터 공간처럼 급팽창하고 있습니다.


급팽창하는 과냉각수에서는 얼음 결정이 무작위적으로 계속 만들어 질 것입니다. 만약 그것들은 충분히 큽니다면 자라서 팽창하는 얼음 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퍼져 가는 유체에 실려 움직이고 있으므로 커지는 섬들은 서로에게서 너무 빨리 멀어져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섬들 사이의 영역도 급팽창해서 호수 전체가 얼음으로 덮이는 것을 막습니다. 



섬들 사이의 공간은 영원히 자라나며 섬들이 한없이 커지더라도 액체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름을 따라 떠 가는 관찰자는 얼음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작은 얼음 결정이 결국 그 사람의 근처에 생겨 그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좀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것이 정확한 결론입니다. 언제나 많은 물이 있지만 그중 특정한 부분 을 생각하면 조만간 얼음에 집어삼켜지게 됩니다.


앞에서 내가 묘사한 것은 영구 급팽창(eternal infl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 즉 영원히 팽창하는 우주의 바다에 떠 있는 점점 커지는 다른 진공 의 섬들에 대한 정확한 비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아이디 어가 아닐거예요. 스탠퍼드 대학교의 동료인 안드레이 린데는 현대 우주론의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은 위대한 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내가 아는 한, 15년 쯤 전에 그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온 이후, 그는 영원히 팽창하며 많은 종류의 거품을 뿜어내는 우주라는 학설을 설파해 왔습니다. 알렉산더 빌렌 킨은 엄청난 다양성을 가지고 급팽창하는 메가버스라는 방향으로 우 주론을 추동하는 데 전념한 또 다른 러시아 출신 미국인 우주론 학자 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적어도 최근 까지는 무시해 왔습니다. 현재 이 분야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대자연에 대한 이론으로서 최상의 후보로 평가되는 끈 이론이 이러한 오래된 아이디어 와 잘 부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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