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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떨림, 거품핵 형성의 메커니즘
우리는 양자 역학적 떨림을 무시했습니다. 열이 없더라도 즉 심지어 절대 온도 0도에서도 공은 양자 떨림 때문에 진동합니다. 어떤 이는 열 에너지가 없어도 양자 떨림이 결국은 공을 언덕 너머로 내던져 버릴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것은 옳은 생각입니다. 에너지 계곡이라는 함정 에 빠진 양자 역학적 공은 완벽하게 안정하지는 않으며 산의 다른 쪽에 나타날 확률이 적지만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기괴하고도 예측할 수 없는 양자 역학적 점포를 양자 터널링 현상(quantum tunneling)이라고 부릅니다. 양자 터널링 현상은 원숭이가 타자기를 마음대로 두드리다가 셰익 스피어의 희곡을 완성하기를 기다리는 것만큼이나 오래 걸리는 일어날 법하지 않은사건입니다.
이런 유형, 즉 진정으로 안정하지는 않지만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계를 준안정한다고 합니다. 물리학과 화학에는 준안정성에 대한 많은 예가 있습니다. 이런 계들은 안정해 보이지만 결국은 예고도 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보니것의 풍자 소설에서 실온의 정상적인 물은 준안 정합니다. 머지않아 분자들의 무작위 운동의 결과만으로도 아주 작은 얼음-9가 생겨날 것이며 연쇄 반응으로 인해 준안정한 액체는 더 안정한 얼음-9로 변화될 것입니다. 곧 알게 되겠지만, 정상적인 얼음과 물에서도 실제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공이 준 안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양이의 요람에서 얼음-9가 그랬던 것처럼 이상한 성질을 가진 공간의 거품이 저절로 생겨나서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것 이 바로 풍경에 다양한 우주가 생기는 원리입니다. 거품핵 형성의 메커니즘 물은 섭씨 0도에서 얼어 고체가 됩니다. 그러나 매우 순수한 물이라면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냉각하는 경우 더 낮은 온도까지도 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는점 이하의 액체 물을 일컬어 ‘과냉각’되었다고 합니다. 통상적인 어는점 약간 아래로 과냉각된 물은 매우 오랫동안 그대로 있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아주 작은 조각의 보통 얼음이 생기면 물은 갑자기 그 주위에서 결정화되어 매우 급격히 성장하는 얼음 덩어리를 만듭니다. 얼음-9가 세상을 파괴했던 것처럼 물은 금방 얼음 덩어리로 뒤 덮입니다.
얼음 결정을 과냉각된 물에 넣는 것은 구르는 공을 근처에 있는 언덕 너머로 살짝 미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것이 바로 그 계를 경계선 너머로 가도록 하는 사건입니다. 구르는 공의 경우에는 장애올을 충분히 넘을 수 있도록 세게 밀어야 하며 아주 살짝 밀어서는 안 됩니다. 아주 살짝 민 경 우에는 공은 그저 출발했던 지점으로 다시 굴러올 것이니 말입니다. 과냉각 된 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얼음 결정이 어떤 ‘임계 크기’보다 작 다면 그것은 물에 둘러싸여 녹아 버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음 결정이 몇 개의 분자로만 이루어졌다면 점점 자라나 전체를 뒤덮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얼음의 덩어리를 넣지 않더라도, 과냉각된 물이 영원히 그대로 남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액체 속의 분자들이 계속 요동하며 서 로 부딪히고 재배열되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은 열적 떨림과 양자 떨림 모 두에 기인합니다. 이따금은 우연히 일군의 분자들이 작은 결정으로 재배 열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결정은 너무 작아서 곧 주위로 녹아 들 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매우 드문 일이지만큰 결정이 우연히 저절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결정은 폭발적으로 자라나 모든 것을 얼립니다. 이 현상은 ‘거품핵의 형성’이라고 부르며 커지는 얼음 결정을 팽창하는 비누 거품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매우 유사한 현상이 물이 끓는 점 이상으로 가열되었을 때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이번에 는 ‘수증기의 거품’이 저절로 생겨나 자라난다는 것뿐입니다.
얼음과 물의 경계, 또는 수증기와 물의 경계를 ‘영역의 벽(domain wall)' 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다른 두 상(phase) 사이의 막과 유사한다. 실제로 영역의 벽은 그 자체의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면 장력이 있습니다. 거품을 오그라들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역의 벽에 대한 다른 예는 물과 공기의 경계면입니다. 어렸을 때 나는 물 위에 철제 바늘을 띄우는 놀 이를 즐겨 했습니다. 공기와 물을 분리하는 영역의 경계는 액체 위에 잡아당 겨진 살가죽과 비슷합니다. 영역의 벽은 표면 장력이 있기 때문에 구멍을 내지 않고서는 물체가 통과할 수 없습니다.
0보다 큰 우주 상수를 가진 진공은 과냉각된 액체, 또는 과가열된 액 체와 매우 흡사한다. 그것은 준안정하며 거품핵의 형성으로 붕괴될 수 있습니다. 모든 진공은 특정한 고도, 다시 말해 특정한 에너지 밀도를 가진 풍경의 한 계곡에 해당한 다. 우리의 조악한 감각에는 진공이 조용하고 특성 없는 것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양자 떨림은 아주 작은 공간의 거품 들을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그 공간의 거품들은 풍경상에서 서로 이웃한 계 곡들에 해당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그 거품들은 오그라들어 금 새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웃 계곡이 더 낮은 고도에 있다면, 자라기 시작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거품이 더 자주 생깁니다. 그 거품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게 될까? 곧 알게 될 것입니다. 거품을 그 주위와 분리하는 영역의 벽은 막과 유사한 차원 곡면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막에 대해 이미 살펴본 바 있다 10장에서 우리는 폴 친스키의 D-막이라는 것에 대해서 배웠다 많은 경우 영역의 벽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막과 같은 D2-막들입니다.
자기복제하는공간
호주머니 우주의 우주적 거품 형성과 과냉각된 액체 속 얼음 결정 거 품의 형성 사이의 유사성에는 무엇인가가 빠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간의 팽창하려는 경향입니다. 풍경의 각 점은 우주 상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의 우주 상수는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척력을 의미합니다. 이 만유척력에 따 라 만물은 서로 멀어집니다. 현대의 일반 상대성 이론 전문가라면 공간 자 체가 팽창 또는 급팽창하는 것이며 물질들은 단지 그 팽창을 따라 운반 되는 것뿐이라고 할 것입니다.
오래전에 아인슈타인이 아직 우주 상수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 을 때.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빌렘 드 지터(Willem de Sitter, 1872~1934년)는 급팽창하는 우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 공간, 더 정확하게 말해서 드 지터가 발견한 시공간에는 그의 이름이 붙여졌으며, 시공간 전역에 퍼 져 있는 진공 에너지, 즉 우주 상수를 제외하고 다른 에너지나 중력을 발 생시키는 물질이 없는 경우에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가 됩니다. 아인슈타 인과 마찬가지로 드 지터는 우주 상수가 양수라고 가정했습니다.
그가 발견 한 것은 시간에 따라서 지수 함수적으로 급격히 커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지 수 함수적인 팽창은 어떤 특정한 시간이 지나면 공간이 2배가 되며, 그다 음에 같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2배, 그리고 다시 2배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복리로 돈이 불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2배, 4배, 8배. 16배 등으로 커집니다. 연리 5퍼센트라고 했을 때 복리 예금은 14년 만에 2배로 불어납니다. 우주 상수는 이자율과 비슷합니다. 우주 상수가 크면 클수록, 우 주는 더 빨리 늘어납니다. 팽창하는 모든 공간과 마찬가지로 드 지터 공간 은 허블의 법칙, 즉 후퇴 속도가 거리에 비례한 다는 성질을 만족합니다.